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부터 둔촌주공 일로 시끌시끌 합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 가혹한 일이 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겐 일생 일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먼저 기사를 보겠습니다.
둔촌주공은 어떤곳인가?
둔촌동에 오래된 주공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둔촌주공은 잠실주공 이후 지어진 초대형 아파트단지로서 143개 동 총 5930세대가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면적은 둔촌1동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초초초대형 아파트 단지입니다.
규모도 크고 용적률이 낮고 오래되어 재건축하기 최고의 입지였기에 1990년대부터 재건축에 대한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재건축조합도 오래되었습니다.
2013년부터 철거에 대한 논의가 나왔으나 사업자, 조합, 주민들 간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2019년이 되서야 철거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돈이 문제겠죠.
둔촌주공은 너무나도 확실한 곳이었습니다.
몇배 혹은 몇십배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확실한 카드였습니다.
다만 1979년에 지어진 아파트 답게 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일찍 진행되었지만 굉장히 오랜기간 말만 무성하고 진행이 되지 않으니 이 곳에 투자하신 분들도 엄청난 시간을 보내셨을겁니다.
아쉽게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슈와 함께 글로벌 경제 침체, 금리 상승, 원자재 값 상승 등 악재가 겹쳐 기존의 약속했던 방식으로는 수지타산이 안맞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2021년 5월, 새 조합이 옛 조합의 공사비 증액 및 도면변경 계약을 불인정하며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공사업단(건설사)은 조합원 측이 도면을 승인해야만 시공을 진행하고 대출 만기를 늘릴 수 있습니다.
건설사는 건물이 지어져 분양을 해야만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에 외상으로 건물을 계속 지어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당초 예상했던 비용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이 가져가는 물량 외 일반 분양이 많아야 건설사가 이익을 얻습니다.
그래서 도면을 변경하고자 했으나 이를 조합원 측이 승인해야만 시공이 진행되고 대출만기일을 늘릴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현재 대출규제 개편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논의하자, 조합은 분양가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이를 묵살해버렸습니다..
결국 2022년 2월, 시공사업단은 공사 중단을 통보하였습니다.
건설사는 공사를 52% 진행하였고, 공사 비용 전부를 외상으로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건설사에서는 해당 건물에 대한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습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에 마찰이 발생하면서 대출이자 지원, 이주비 지원 등 혜택이 사라져 해당 금액은 모두 조합이 떠앉게 되었습니다. 또한 공사 지연에 따라 발생되는 금액도 감당해야만 합니다.
여기서 조합은 강수를 두게 되는데 공사중단 통보 다음날 기존 계약을 해지시키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게 됩니다.
서울시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중재하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2022년 6월, 24개 금융사에서 7000억원 대출에 대한 연장 불가를 통보했습니다. 만기일은 8월 23일로, 해당 금액을 조합원들이 분담하거나 일반분양을 늘려 충당해야만 합니다.
조합장은 사업비 7000억원을 대출해줄 새로운 대주단을 구했다고 발표했는데, 24개 금융사 외에 저정도의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금융사가 더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합장은 발표 후 3일 뒤 사임하였습니다.
앞으로 둔촌주공은 어떻게 되는가?
결국 오늘 조합을 향한 최후 통첩이 나왔고 이를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일반분양을 진행하기도 어렵고 조합원 4천여명이 7000억원의 금액을 한달만에 추가로 부담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미 매몰된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조합은 그 권리를 잃고, 경매에 넘어가 강제집행 되게 됩니다. 조합원들은 경매로 낙찰된 금액을 받게 되는데 (현금청산) 이 경매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경매가 아니고 (건물이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52%나 지어진 건물을 다른 건설사가 이어 받아 건설하기도 어렵습니다.
아무도 입찰하지 않을 경우 경매는 유찰되고 평가액은 20~30% 씩 떨어지게 됩니다. 경매 가격이 대출가격 이하로 낮아지면 시공사업단은 부지의 권리를 획득할 것이고, 조합원 없이 모든 세대가 일반분양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조합원분들은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돈을 잃어버리게 되죠..
사상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둔촌주공 이전에 트리마제가 있었다.
서울 성수동에 서울숲 트리마제라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산다고 해서 화제가 된적도 있었고 다양한 커뮤니티센터와 편의시설, 입주민전용 공유차량 등 한 때 부의 상징인적도 있었습니다.
이 트리마제도 둔촌주공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성수1지역주택조합은 2004년 설립이 되었습니다. 시공사는 두산중공업으로, 2007년 일반분양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2008년 리먼사태가 일어남에 따라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왔고, 2010년 결국 시행사(남경아이아종합개발)가 부도가 납니다.
조합 측은 두산중공업에 도움을 요청했고 두산중공업이 보증을 서서 3,600억원을 조달하여 사업부지를 낙찰받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사업이 지연되며 각종 비용이 늘어나니, 조합 측에서 추가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2012년 두산중공업이 사업 자체를 인수해버립니다. 조합원들은 약 8년 가까이를 끌다가 결국 모든걸 잃어버렸습니다.
이런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둔촌주공 조합의 선택들은 너무나 불안하기만 하네요.
아무쪼록 별 탈없이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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